그 시절의 그리움
시간은 멈춤 없이 계절을 바꿔 놓고 있다.
얼마 전 종편채널에서 방영한 ″응답하라1988″ 을 시청하면서 자장면 15원, 버스비 8원, 하던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하였다.

이예숙
여고 시절, 하교 후 버스정류장에서 집에 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어떤 중학교 남학생이 다가와 아주 멋쩍은 표정으로 ″저... 누나! 죄송하지만 집에 갈 버스비가 없어서 그러는데요~ 5원만 빌려주시면 안 될까요? 꼭 갚겠습니다.″ 라고 한다.
불량끼 없는 모범생 같은 그 남학생의 모습에 선뜻 10원을 내어주고 좌석버스(그시절엔 좌석버스가 따로 있었음) 타고 가라 하였더니, 5원(학생요금)만 받겠다며 주변 구멍가게에서 바꿔 5원 한 장을 돌려주면서 꼭 갚겠다며 집 주소를 알려 달라 하였다.
여고 1년생이었던 나도 그땐 무척 순진했었던 것 같다.
지금의 시대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이해 할 수 없는 상황 인데...
갚을 거란 기대 없이 주소를 알려주고 그 남학생은 고맙다는 인사를 몇 번씩이나 하고 갔고 그날의 그 일은 그렇게 아주 작은 선의를 베풀었다고 생각하며 잊고 있었다.
그리고 한 보름 후 등기 우편이 와서 개봉해 보니 그때 5원을 빌려 간 남학생의 형이라고 하면서 서울 시청에 근무하고 있다는 간단한 본인의 소개와 천사 같은 누나라는 표현을 할 정도로 고마워하는 동생을 대신해 50원권(우체국발행) 소액환과 함께 고마움을 전한다는 내용을 보내 왔다. 순간 당황스럽기도 하고 이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될 일인데 하면서도 답장을 보낼 생각을 하지 못 했던 것 같다.
그때 답장을 보내거나 했더라면 어쩜 또 다른 인연으로 이어질 수 있지 않았을까? 하는 생각도 지금에 와서 해 본다.
어린 시절 추억의 앨범 속 사진처럼 가끔씩 꺼내 펼쳐 보면서 그 시절은 그래도 따뜻한 인간미와 타인에 대한 믿음이 지금의 시대보단 훨씬 순수함이 묻어나는 시절이었던 것 같다.
그 시절이 그리운 건 멈춤 없이 가는 시간에 대한 아쉬움일까?
부아연 자문위원 이예숙